Story2006/08/04 17:31

저는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군인입니다

 

푸른 군복을 입은 지도 어언 29! 그 동안 결혼도 하고 사랑하는 처자식도 두었습니다. 아들이 저 혼자라 1989년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있고요.

 

부모님은 그 동안 군인아들 따라 다니느라 거의 매년 저와 함께 이사도 같이 하셨습니다.


그 동안 계속 며느리가 해주던 밥을 드셨는데
2년 전부터는 아이들 학업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집사람과 아이들은 경기도 시흥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.

 

그러다 보니 불가피하게 팔순이 넘으신 어머님께서 손수 식사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.

 

고등학교 다닐 때 어머님이 해주시던 밥은 제 입에 꼭 맞는, 정말 맛있는 밥이었죠.

그러다가 2년 전부터 다시 어머님이 해주시는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...


이것이 눈물의 식사가 될 줄이야...

어머님은 요즘 반찬의 간을 맞추면서
고추장과 소금 그리고 간장을 안고 지낼 정도입니다.

 

왜냐고요?

작년부터 어머님은 혀끝의 감각을 잃으셔서 반찬에다 간장과 소금을 끊임없이 타고 계십니다. 그런데 그 맵고 짠 음식을 아버님은 아무런 말씀도 없이 묵묵히 드시고 계십니다.

 

어머님께 한두 번 말씀을 드렸지만 혀끝에서 느끼질 못하니 부질없는 것 같아 더 이상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. 그리고 저도 식사 때엔 어쩔 수 없이 물과의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.

 

밥을 먹는 것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이젠 돌아올 수 없는 부모님의 음식 감각이 오십이 내일모레인 이 못난 아들을 눈물짓게 합니다.

 

그나마 친구라도 계시면 덜 외로우실 텐데... 못난 아들의 직업 때문에 잦은 이사와 외진 곳에 위치한 군 숙소 문제로 하루 종일 적적하게 계시니 너무 송구스러울 뿐입니다

 

그러다가 불쑥 내뱉으시는 말씀 중

"아범아, 우리 또 언제 이사가노?"

하시는
말씀이 가장 아프게 가슴을 찌릅니다.

어머님의 질문에 제가 답변할 수 있는 말은


"
어머님, 이제 저 군생활 얼마 남지
않았으니 그 때는 이사 가지 않아도 되고 하라와 승환이도 같이 살 수 있어요..."

 

어서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.

 

어느 날 문득, 아버지의 왜소해진 어깨를 바라보았을 때, 바늘귀조차 잘 찾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볼 때, 슬프고 조금 막막하기도 한 그 감정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?

 

- 이제는 부모님이 주셨던 사랑을 돌려 드려야 할 때입니다.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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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BLUEDAY™